[인터돌™] 일상을 담는 추억기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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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10 / 02 / 16
장소 : 국민은행



꽤나 오래전부터 메일, 문자, 지점 곳곳에 붙어있는 안내문 등등으로 설연휴기간동안 국민은행의 전산 시스템이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번 설 연휴기간이 3일이었으니까 그 3일동안 전산시스템을 새로운 시스템으로 교체하겠다는 뜻이다. 은행은 언제든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 때문에 그나마 사용량이 작은 연휴동안 작업을 하는 것인데 생각해보면 은행이 통합을 한다던지, 뭔가 큰 작업을 한다던지 하는 경우에는 매번 연휴기간을 이용했던거 같다.

이번 설은 3일이었다. 원래 전산이라는게 만드는 것도 쉽지 않지만 그보다 더 어려운게 적용하고 테스트하는거다. 어떤 변수가 숨어있을지 모든 것을 알수는 없기 때문인데, 특히나 이게 돈에 관련된거라면 말그대로 피말리는 일이다. 은행은 기업고객 뿐만 아니라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장사(?)이기 때문에 고객의 숫자도 많고 그만큼 많은 변수가 있을텐데 3일이라는 시간동안에 모든 것을 끝내고 한방에 잘 될리가 없다. 아마도 앞으로도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나야 안정화가 될 것이다.

오늘은 국민은행 차세대 시스템을 오픈한 첫날이다. 어쩌다보니 나도 회사를 안나가는 날이어서 그간 미뤄둔 은행업무를 보기 위해서 국민은행에 갔는데 문을 열면서보니 왠지 분위기가 좀 그렇다?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고 안쪽에는 사람들로 꽉 차있다. 은행 관계자분으로 보이는 분께서는 설명하시느라 진땀을 빼는 분위기다. 잘보니 ATM 기계가 몽땅 먹통이다. 시스템 오픈하면서 어딘가 문제가 생긴게 틀림없는데 그게 먹통이라면 창구도 뭐 크게 다르지 않음은 틀림없다. 기다리는 고객이나 업무처리하는 은행 사람들이나 아마도 속으로 신나게 IT팀 욕하고 있겠지. 나도 라면봉지 가득 들고나갔던 동전을 교환 못하고, 통장정리도 하나도 못하고, 다른 창구 업무 하나 있었는데 그것도 못했다. 덕분에 라면봉지에 가득담긴 쇳덩이를 그대로 들고 오후내내 돌아다녀야했다.

아마도 예상하건데 지금 이시간에도 IT 담당자들은 화장실도 못가고 머리에 쥐가 팍팍 나고 있을꺼다. 연휴기간 3일? 아마 미치기 일보직전이었을껄? 원가절감한답시고 시간 충분히 안줘서 불안정한 시스템 나왔을꺼고, 적용하고 테스트 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며칠이 더 필요했지만 연휴가 3일밖에 안되니 그 날짜에 맞추라고 했을꺼고, 이사람들 아마 잠도 제대로 못자고 적용했는데 시스템 먹통되고, 여기저기 전화 불나고 뭐 그러고 있을꺼가 눈에 선하다. 그렇게 고생해놓고 안되니 IT 이 그X 같은 것들 요러는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선하다.

오늘 무거운 동전 그대로 들고 할려던 업무 하나도 못하고 돌아다니면서도 불만을 갖지 않은건, 내가 그 상황을 이해못하고 똑같이 욕하면 불쌍한 공돌이들 누가 이해해 줄려나 하는 생각. 이렇게 해서 시스템 안정화가 된 이후라고 해도 그냥 당연하다는 듯이 넘어갈꺼고 욕한번 덜 먹으면 오히려 다행이겠지. IT 하는사람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를 보통사람들은 모를꺼다. 이번건은 빨리 잘 마무리 되어서 맘편히 퇴근들 하실수 있으면 좋겠다.

그냥 이말뿐이구나... "불쌍한 공돌이들"




은행 이외에도 오늘 하루종일 돌아다니면서 제대로 업무 처리 한건 딱 하나 뿐이군 ㅡㅠㅡ;; 친구분한테 커피 얻어마신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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